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에 깊숙히 자리를 잡고, 문자와 배달 어플이 편해진 MZ 세대들 사이에서 어느 순간부터 전화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사실 본투비 텍스트 러버였던 내향인들에겐 세대와 환경을 막론하고 언제나 전화기는 그저 불편하기만 한 대상이었습니다. 오히려 문자로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이 그저 고맙기만 한 존재였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유독 전화를 불편해할까요?
한 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아래 이유들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어요.
혹시라도 말실수를 할까봐
말을 잘 못해서
글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서
중간에 대화 공백이 생기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서
와, 정말 제 마음을 대변하듯이 하나같이 다 공감이 가더라구요. 여기에 더해서, 아래 저의 경험을 토대로 전화를 기피하는 이유를 몇 가지 더 꼽아보았어요.
✅ 한 번 받으면 끊기 어렵다 🙄🤦🏻♀️
내향인인 저는 주로 말을 하기보단, 듣는 입장이에요. 그래서 친구나 지인, 상사의 전화를 한 번 받으면 30분이고 1시간이고 길어지는 통화시간 내내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합니다. 그 시간동안 할 일도 못하고, 쉴 수도 없구요. 그러니 어느 순간부터는 슬그머니 전화를 피하게 됩니다.
✅ 말을 해야만 하는 사회화 모드 ON 😬
내향적인 저는 평소 말을 많이 하지 않아요. 그런데 전화를 걸거나 받게되면 갑작스럽게, 혹은 원하지 않게 "반드시 말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문자의 경우, 원하는 시간에 천천히 생각해보고 답장해도 되기 때문에 주도성이 나에게 있는 반면, 전화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강제적인 상황에 놓이게 돼요. 말하기 전 먼저 생각하고 입을 여는 내향인에겐, 이런 즉흥적인 사회화 모드가 참 어렵습니다. (전화 받기 전, 심호흡 필수에요)
✅ 너의 목소리만 들려 (어색함 MAX)👂🏼👂🏼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는 상황에선 상대방의 표정이나 제스처까지도 볼 수가 있어요. 또, 대화의 참여자가 많은 경우엔 (고맙게도) 말을 많이하는 사람에게 묻어갈 수도 있구요. 하지만 비대면 의사소통에서는 기타 환경 소음이 차단되고, 오로지 나와 상대의 말소리와 숨소리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침이 꼴깍, 이렇게 어색한 상황에선 말주변이 없거나 사회적으로 어색한 내향인은 이런 상황을 견디기 어려워 해요.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는 제겐 전화가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피할 수 없는데요. 이제는 어느정도 사회화가 많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피할 수 있다면 가급적 전화는 피하고 싶어요. 그러니.. 애초에 다들 그냥 문자로 하면 안되는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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